오랫동안 또 포스팅을 하지 못했다. 한 번 또 애드센스에 떨어지게 되면서 포스팅 의욕이 완전히 떨어졌기 때문이다.
요즘은 영어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물론 내 기준에선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만 남들에겐 어떻게 비춰질 지는 모른다.
일도 잃고, 애드센스도 안 되고 그래서 공부를 좀 하면서 운동겸 도림천 따라 산책하거나 자전거 타고 드라이브하거나 하고 있었다.
이거 너무 대책없이 사는 것 같아서 알바자리를 알아보기로 했다. 물론 대외활동 하는 게 있으니 단기로 구했다 저번처럼.
마침 러시아어 번역 알바가 알바몬에 떴길래 어디서 하는 지도 확인하지 않고 냅다 그냥 지원해버렸다.
마침 공고 올린 지 얼마 안된 상태에서 지원을 하니 한 30분 정도 후에 전화가 오더라.
"안녕하세요! 그 $#!%@#입니다. 알바 지원하셨던데, 보아하니... 신림 쪽에 사시더군요. 회사가 파주 쪽에 있어서 좀 먼데 괜찮으시겠어요?"
"아... 번역일이라 재택으로 시킬 줄 알았어요. 음... 재택 일이 아니더라도 우선 교통편 확인해보고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지도 앱을 돌려보니 집에서 1시간 20분 정도 걸리고, 요금은 편도가 무려 3000원이더라.
교통비 빼고 하면 거의 최저요금이라는 것에 크게 좌절하면서 큰 고민에 빠졌다. 이걸 해야 하나...
스펙이나 경험 쌓는다고 생각하고 하기로 결정한 뒤 다시 전화를 드렸다. 전화를 받는 속도가 좀 느린 걸로 봐서 체념하신 듯 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알바 지원한 사람입니다! 1주일 정도로 기간이 잡혀있던데 혹시... 그렇게... 하는.. 게.."
"네 맞아요,"
"아... 알겠습니다! 그럼 해 보겠습니다."
"네 홍대나 그 주위에서 !@%#$!#$%"
"아 네 확인해봤습니다."
"엑셀 좀 할 줄 아시나요?"
"아주 기초적인 것만 할 수 있습니다..."
"아... 러시아어는 좀 할 줄 아시나요?"
"네, 토르플 2급 자격증 있고, 카자흐스탄에서도 1년 어학연수 다녀 왔습니다."
"아, 네, 잠시만요."
"잠시만요"라는 말에 잠깐 쌔한 느낌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나한테 들려온 말은 러시아인 특유의 시크한 인삿말.
"즈드라스부이쩨"
"즈드라시쩨..."
러시아어 면접이었다. 다행히도 무난히 넘어갔고, 물어본 내용은 대강
러시아어권 국가에 거주한 적이 있는지, 통번역 경험이 있는지, 건설과 관련된 번역을 해야하는데 할 수 있겠는지, 뭐 그 정도였다.
면접이 끝난 뒤 30초 뒤에 연락드리겠다는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아 떨어지는 거 아닐까...
엑셀 아주 기초적인 것만 할 줄 안다고 했는데... ㅠㅠ
그리고 허벅지에서 기운찬 진동이 느껴졌다. 우옷~! 재빨리 주머니에서 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
"네 안녕하세요, 혹시 내일부터 즉시 출근 가능하신가요?"
"네 가능합니다!"
"옙, 그럼 9시 까지 와 주실 수 있으신가요?"
"음..오...아..예! 가능합니다." - 속으로는 펑펑 울었다. 나는 야행성 인간이기 때문이다.
"아 네 알겠습니다. 아 차, 일주일 정도 하는 건데 혹시 주말도 가능하신가요?"
"음... 아마 가능할 것 같습니다. 아직까진 확실친 않아요."
"아 그럼 내일 같이 일해보고 결정해주세요!"
"옙!"
"그럼 내일 뵐게요!"
"네엡~! 내일 뵙겠습니다!!!"
기분좋게 전화를 끊었다. 사실 러시아어라는 것으로 '돈'을 버는 것은 처음이다. 봉사활동은 해봐도...
바로 부랴부랴 맥북이랑 노트를 싸서 카페로 왔다. 그리고 건축용어를 익히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다가 살짝 멘붕이 왔다.
역시 나는 문과 체질이다. ㅎㅎㅎ 1도 들어오지 않는 단어와 개념들이 뇌에서 칼린카를 추고 앉았다.
뭐 일단 내일 한 번 해보면 알겠지. 해보고, 뭐 잘 안 되면, 짤리는 거고.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친 않으니까.
그럼 뭐 다시 영어를 배워야지. 허하하하하하하하하하ㅏ하하하하하하ㅏ하하하하 인생 ㅅㅣ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