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ll Grey Outline Pointer

그냥 곡이 내 스타일이다. 가사가 없는 곡이고, 말 그대로 가만히 듣기 좋은 곡이다.

굉장히 많은 종류의 노이즈가 사용되어 다채로운 그림이 그려지면서 미래지향적인 큰 사운드를 형성해낸다.

이 곡이 조회수가 214회밖에 안 나온 것은 아직 덜 유명해서 그런건지 너무 실험적이어서 그런 건지 잘 모르겠다.

 

취향을 맞는 사람을 찾고 싶은 건 둘째 치고,

뭔가 확 들어오는 노래를 요즘 그렇게 많이 들어보진 못한 것 같다.

그리고 노래가 너무 많다. 아마추어, 전문가 등 음악에 뛰어드는 사람이 너무 많으니까

아직 못 들어본 곡이 너무나도 많고, 곡을 듣는다고 해도 한 곡 한 곡 일일히 기억해낼 수 없다.

그래서 늘 선택 장애가 온다.

 

뭘 먼저 들어야 할까, 좀 마음에 들었던 아티스트를 기점으로 아이뮤직이나 유튜브에서 파도를 탄다고 해도

여러 번 듣고 싶은 노래로 선정되는 곡은 극히 일부다.

 


 

나도 기계음을 정말 잘 다루고 싶다. 이 곡의 소스를 뽑아내어 내 것으로 만들고 싶다.

오랜만에 로직을 켜고 끄적거려 봤는데, 마스터키보드가 있다 없으니 너무 불편해서 바로 덮어버렸다.

딱히 떠오르는 것도 없고, 좀 쓰다 보면 마음에 안 들어 갈아 엎고.

 

복잡미묘하군. 브레인 댄스나 출까?

Wisp이라는 아티스트의 다른 곡도 좀 들어봐야겠다.

 

아니다, 오늘따라 유독 피곤하다. 잠이나 좀 자야지.

오늘은 글이 너무 짧네. 쓸 게 없기도 하고 러시아어 문서를 번역하기엔 기력도 없고 뭐 그러니...

애드센스 승인 n수 주제에 왜 이렇게 포스트에 성의가 없냐.

아니 성의 있게 써도 뭐 애드센스 시켜나 주셨습니까.

 

예민해진 것 보니까 확실히 피곤하긴 한가보네. 이제 진짜 글을 맺도록 해보자.

 

<Drinking The Goat's Blood> 2010 - 여러 DJ의 곡 모음집임.

드라마 초반부에 독창, 후반부에 합창. 스토리와 연관되어 있음. 

 

볼쇼이 어린이 합창단 버전. 작곡가의 밤 예브게니 크릴라토프 편(1987) 중.

 

 

보이스 키즈 우크라이나(Голос країни) 참가자 마르크 코발렌코 버전. 12남매 가족의 자식 중 한명이라고 한다...

 

Vendetta - Этот дым(2011). 피아노 반주음을 샘플로 사용했다.

В юном месяце апреле
В старом парке тает снег,
И веселые качели
Начинают свой разбег.

싱그런 4월이 오면,

공원엔 눈이 녹죠.

그네는 신이 나서,

흔들흔들 대지요.

 

Позабыто все на свете,
Сердце замерло в груди:
Только небо, только ветер,
Только радость впереди!
Только небо, только ветер,
Только радость впереди.

모든 것이 잊혀지고,

가슴 속은 조용해요.

하늘만이, 바람만이

기쁨만이 우리 앞에!

하늘만이, 바람만이

기쁨만이 있어요!

 

Взмывая выше ели,
Не ведая преград
Крылатые качели
Летят, летят, летят!

Крылатые качели
Летят, летят, летят.

날개가 달린 그네

전나무보다 높이

날아 올라 힘차게

훨훨 날아 멀리!

날아 올라 힘차게

훨훨 날아 멀리!

 

Детство кончится когда-то,
Ведь оно не навсегда,
Станут взрослыми ребята,
Разлетятся кто-куда.

언젠가 끝날 어린 시절

영원하지 않은 시절

여기저기 흩어지죠,

어른이 된 아이들.

 

А пока мы только дети,
Нам расти еще, расти:
Только небо, только ветер,
Только радость впереди!
Только небо, только ветер,
Только радость впереди.

우린 아직 어린이죠

자라고 또 자라요.

하늘만이, 바람만이

기쁨만이 우리 앞에!

하늘만이, 바람만이

기쁨만이 있어요!

 

Взмывая выше ели,
Не ведая преград
Крылатые качели
Летят, летят, летят!
Крылатые качели
Летят, летят, летят.

날개가 달린 그네

전나무보다 높이

날아 올라 힘차게

훨훨 날아 멀리!

날아 올라 힘차게

훨훨 날아 멀리!

 

Шар земной быстрей кружится
От весенней кутерьмы,
И поют над нами птицы,
И поем как птицы мы.

생기있는 봄이 오자

지구는 엄청 바빠요.

새의 노랫소리 맞춰

우리도 함께 노래해요.

 

Позабыто все на свете,
Сердце замерло в груди:
Только небо, только ветер,
Только радость впереди!
Только небо, только ветер,
Только радость впереди.

모든 것이 잊혀지고,

가슴 속은 조용해요.

하늘만이, 바람만이

기쁨만이 우리 앞에!

하늘만이, 바람만이

기쁨만이 있어요!

 

Взмывая выше ели,
Не ведая преград
Крылатые качели
Летят, летят, летят!
Крылатые качели
Летят, летят, летят.

날개가 달린 그네

전나무보다 높이

날아 올라 힘차게

훨훨 날아 멀리!

날아 올라 힘차게

훨훨 날아 멀리!

 


소련 영화음악이라고 제목에 언급을 했지만

사실 어그로를 위한 거짓말일 뿐... (죄송합니다.)

소련 영화음악이 아니라 드라마 음악이다.

미래에서 온 손님과 같은 어린이 드라마의 OST다.

 

이때가지 소련에서 만들어진 어린이 드라마를 2개정도 보고 느낀 건,

주인공은 꼭 사기캐라는 것이다. 2020년 메이플로 치자면 아델같은 존재라고 해야 할까.

알리사는 미래에서 온 사기캐, 일렉트로닉은 인간이 만든 사기캐

뭐 못하는 게 없다. 공부도 잘 하고 운동도 잘 하는 이른바 '이상적인' 인간상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사기캐는 항상 평범한 아이들의 세상에 똥을 푸질나게 싸주는데,

평범한 피오네르들이 머리를 맞대어 똥을 같이 치워주는 그런 클리셰가 나름 있는 것 같다.

어찌 되었든 두 작품 다 사상을 뛰어넘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교훈을 주는 그런 드라마라 생각이 든다.

재미도 보장되고, 음악도 내용도 굉장히 서정적이어서

요즘같이 차가운 세상속에 온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는 그런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성인이 내가 봤을 때, 물론 장르 특성상 유치한 면이 없잖아 있지만,

나름 아빠미소 지으면서 재밌게 볼 수 있었다.

 

특히 러시아어를 공부하는 사람에게 추천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어린이들이 보는 드라마라 어휘도 크게 어렵지 않고,

소련만의 갬수성을 물씬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마샤와 곰이나 동요같은 거 들으면서 언어를 배우기엔 연령적 수준을 콘텐츠에 맞춰주는 데도 한계가 있으니,

차라리 이런 어린이드라마가 나아보일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요정 컴미'라던가 '매직키드 마수리'처럼 항마력이 딸려서 못 볼 정도는 아니다.

 

다시 음악으로 넘어가자면, 이 노래는 개인적으로 미래에서 온 손님 OST보다 더 좋다 생각이 든다.

둘다 서정성으로는 엄청난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둘 중에 '굳이' 비교를 하자면 그렇다는 것이다.

 

두 곡 다 동요 가사인데도 수준이 정말... 정말 높다.

때묻지 않은 순수하고 정갈한 문체를 차마 고스란히 담을 수 없어서 아쉬울 따름이었다.


Детство кончится когда-то,
Ведь оно не навсегда,
Станут взрослыми ребята,
Разлетятся кто-куда.

언젠가 끝날 어린 시절,

영원하지 않은 시절.

여기저기 흩어지죠,

어른이 된 아이들.


특히 정말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구절이다.

과연 내가 유년기에 누군가와 같이 이 노래를 불렀더라면

이 가사를 내뱉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정말 그냥 불러 넘길 가사는 아니라 생각이 든다.

 

어린 아이에게는 쓰디쓴 어른 생활의 시작을 암시해주고,

어른이 된 사람에게는 어린 시절 친구를 상기시켜줄 수 있는 구절인 듯 하다.

 

그런 내용을 담았으니

'동요는 아이들이 부르는 노래인 만큼 밝은 곡조를 지녀야 된다'는 흔한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단조성의 아르페지오로 우수를 자아해냈나 생각이 든다.

- 물론 후렴구에는 전조와 분위기 전환이 이루어지면서 희망찬 가사와 함께 신나게 진행된다.

 

그래, 애들한테 새콤달콤한 것만 먹여서 좋을 건 없지.

 

일렉트로닉의 모험 (1979)

원어 : ვახტანგ კიკაბიძე - ჩიტო გვრიტო

 

영화 미미노(Мимино; Mimino) 중.

 

'Песня Года(1978)' 중

 

Trio Mandili(무려 약 40만명의 구독자수를 자랑하는 유튜버) 커버. 

მე რა მამღერებს უძირო ზეცა, ზამბახის ფერი
თუ მილხინს ვმღერი, თუ ვსევდიანობ, მაინცა ვმღერი
მე რა მამღერებს, ვარდების სუნთქვა, ყაყაჩოს ფერი
ალბათ სიმღერა თუ დამანათლეს, ჰოდა მეც ვმღერი

공활한 하늘, 영롱한 꽃을 난 노래하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그저 난 노래하네

장미의 숨결과, 자라나는 양귀비 난 노래하네

노래로 나는 빛나기에, 그 빛으로 난 노래하네

 

ჩიტო, გვრიტო, ჩიტო-მარგალიტო, და
ჩიტო, გვრიტო, ჩიტო-მარგალიტო, და

아기새, 아기새, 진주 같은 아기새

아기새, 아기새, 진주 같은 아기새

 

ჩემი სიმღერა, ამ მზემ ამ ხალხმა ამ ზეცამ შობა
როცა ვმღერივარ, შორიდან მათბობს ჩემი ბავშვობა
როცა ვმღერივარ, მე ჩემს მომავალს სიბერის ვხედავ
და უკითხავად სულში შემოდის ფარული სევდა

천국의 해가 사람을 비추듯 내 노래도 그렇게,

머나먼 내 어린 시절 따스함을 노래할 때면.

멜로디에 비친 황혼을 맞은 내 모습을 보면,

느닷없이 찾아드는 알 수 없는 쓸쓸함에...

 

ჩიტო, გვრიტო, ჩიტო-მარგალიტო, და
ჩიტო, გვრიტო, ჩიტო-მარგალიტო, და

아기새, 아기새, 진주 같은 아기새

아기새, 아기새, 진주 같은 아기새

 

ჩემი სიმღერა მთებმა მასწავლეს, ჩიტების სტვენა
ასე მგონია ამ სიმღერებით ავიდგი ენა
როგორც ამბობენ სიცოცხლის ბოლოს თუ მღერის გედი
სიმღერით მოვკვდე, რაღა ვინატრო ამაზე მეტი

이 노래는 흔들리는 산과 휘파람 부는 새

이 노래로 난 이야기하지, 그렇게 생각해

하얀 백조가 삶의 끝자락에서 부르는 노래

그 노랠 들으면, 아무 방도가 없어, 그저 죽음 뿐이네

 


어쩌다가 카프카스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필수적으로 들어야하는 교양 시간에서 캅카스 3국에 대해 짤막하게 공부를 했고,

호기심이 생겨서 검색을 했더니

저렴한 스위스라는 둥,

와인의 최초 발상지라는 둥,

한국인이 많이 없는 여행지라는 둥,

푸쉬킨이나 파스테르나크가 반한 고장이었다는 둥,

아직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보물같은 여행지... 등과 같은 말들이 꽤 많았다.

(솔직히 저렴한 스위스라는 말은 심히 맘에 들지 않는다.)

 

산 중턱에 세워진 낡은 석재 교회라던가

 

말이나 소와 같은 가축이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풍경

 

개성있는 문자를 사용하는 모습

 

온기가 넘쳐나는 인심,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분위기

 

카프카스로 여행을 방문 전, 방문 후 한동안 카프카스 앓이를 하고 있던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들도 엄청 친절했고, 먹거리도 엄청 맛있었고, 자연 풍광은 경외할 수준이었다.

GDP가 얼마고 PPP가 얼마고를 다 떠나서, 이정도면 고향에 충분히 자부심 가질 법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가끔씩 카프카스가 그리울 때가 있다.

도시 바닥에서 쉴새없이 바쁜 일상을 살아간다는 걸 느낄 때

끊임없는 경쟁의 급류 속 경계를 하고 경계를 받으며 살아간다는 걸 느낄 때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치이고 치여 상처를 받곤 할 때

따뜻한 햇살과 장엄한 만년설, 웅장하고 푸른 산이 그리워지고

여유 가득한 사람들, 내게 크나큰 호의를 베풀어준 사람들이 생각난다.

 

캅카스에서 받은 긍정적인 인상을 함께 공유할 수 있었던 친구를 카자흐스탄에서 만났다.

기숙사 한 층 아래에 살다가 두 번째 학기에 내 룸메가 된 친구였다.

방구석 힙스터의 전형이었고, 특히 영화를 정말 좋아했던 친구였는데,

내가 그렇게 카프카스를 찬양하니, 미미노라는 영화를 추천해줬다.

 

이번에 포스팅하는 곡이 바로 이 영화의 오프닝곡이고, 조지아어로 된 노래 중에는 가장 유명한 곡이라 생각이 든다.

캅카스적인 리듬과, 소련적인 감성, 낯설다 못해 신비한 가사의 언어

영화에서 다뤄지는 블랙코미디와 잘 어우러지는 곡조가 아마 CIS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원리인가 싶었다.

나도 한동안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다녔고, 지금도 가끔씩 멜로디만 흥얼거리곤 한다.

 

다소 익살스럽게 들릴 수는 있지만,

알고 보면 이 노래는 나이가 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허무함과 쓸쓸함을 다루고 있다.


ჩემი სიმღერა მთებმა მასწავლეს, ჩიტების სტვენა
ასე მგონია ამ სიმღერებით ავიდგი ენა
როგორც ამბობენ სიცოცხლის ბოლოს თუ მღერის გედი
სიმღერით მოვკვდე, რაღა ვინატრო ამაზე მეტი

 

이 노래는 흔들리는 산과 휘파람 부는 새

이 노래로 난 이야기하지, 그렇게 생각해

하얀 백조가 삶의 끝자락에서 부르는 노래

이 노랠 들으면, 아무런 방도가 없어, 그저 죽음 뿐이네


 

자연이 가르쳐 준 노랫소리를 흥얼거리다가도

백조가 노래의 결말을 장식하면 기쁨도 슬픔도 느낄 새 없이 공기가 되어버린다는 내용으로 이 노래는 끝이 난다.

백조의 노래 또한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인 만큼, 죽음 또한 신의 섭리, 자연의 섭리라는 내용 또한 포함하고 있다.

 

그렇게 사람도 어느 동물과 다름 없이 살아있을 때 노래하고 죽을 땐 침묵을 한다.

죽은 개가 더이상 낯선이를 보고 짖지 않듯, 죽은 뱀이 먹잇감을 보고 쒹쒹대지 않듯.

노래를 한다는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고, 자연의 소리를 모방하여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 또한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늘어가는 주름살을 보며 노래할 수 있는 것도 살아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내가, 미미노를 추천해 준 친구가, 여러 러시아인이 치또 그브리또 하면서 이 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는 것도

이 노래가 나의 언어가 되었기 때문이고, 이 노래로 말미암아 내가 살아있다는 신호를 보내며 자연과 교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노래를 부른 키카비제가 올해의 곡(Песня Года)에서 라이브 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나레이션을 남기지 않았을까.

 


Почему мне поется, говорится песня...

왜 제가 노래를 부를까요, 왜 노래를 할까요...

 

Потому что я очень люблю синее небо в Тбилиси,

Его горы, солнце.

트빌리시의 푸른 하늘, 산, 태양을 정말 사랑하니까요.

 

Когда мне на душе хорошо, я пою.

Когда плохо... все равно, я пою.

기분이 좋다, 그러면 노래를 불러요.

기분이 영 아니다, 그래도 노래를 불러요.

 

Моя песня родилась от этой земли, этого солнца,

От моего народа.

제 노래는 고향 땅에서, 고향의 햇살에서

고향 사람들에서 나왔어요.

 

Я пою и чувствую, что по себе подкладываются старости.

Вспоминаю свое детство - становится очень грустно.

노래하면서 느껴요,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 간다는 사실을요.

어린 시절이 생각나면서 마음이 울적해지죠.

 

Но, все равно, пою.

뭐 어때요, 그래도 노래해요.


 

 

Wasted
Wasted in a cyber dimension
Pour my heart into simulation
Digital in reciprocation
I'm staring at the screen that you live in

 

I'm trying to remember your name then
The memory before I awaken
Is coded to a million fragments
But all I had was pixel affection

 

Pixel affection
Pixel affection
Pixel affection
Pixel affection

 

Shadows follow me and I let them
I wanna leave the world I was left in
Unstable online interconnection
I'm trying to remember your name then

 

The memory before I awaken
Is coded to a million fragments
Consuming all the bones I have broken
But all I had was pixel affection

 

Pixel affection
Pixel affection
Pixel affection
Pixel affection

 

Wasted
Wasted in a cyber dimension
Pour my heart into simulation
Digital in reciprocation
I'm staring at the screen that you live in


I'm trying to remember your name then
The memory before I awaken
Is coded to a million fragments
But all I had was pixel affection

 


글리치한 요소가 많이 들어가 있는 신스팝이다.

Yeule이라 해서 교포 가수인가 싶어서 유튜브 알고리즘 따라 들어가봤는데,

80년대 일본 시티팝 무대를 방불케 하는 장면이 나와서 아 일본인인가 보다 했는데,

나중에 보니 싱가포르 태생 영국 싱어송라이터라고 하더라.

 

보컬 멜로디는 너무나도 단순하다. 멜로디의 형태가 A와, A'로만 되어있다.

변하는 건 보컬을 감싸는 음악적 요소다.

어떤 음악이 늘 그렇듯 뒤로 갈수록 더 많은 요소가 추가되고, 좀 더 색채가 있는 비트가 나오고 그렇긴 하다.

스퀘어 계열의 파형으로 만들어진 몽글몽글한 사운드로 화음을 연주하고

보컬에 글리치를 입히면서 80~90년대 빈티지함을 살려냈고,

뮤직비디오에서 쇼와 시대 가요 무대를 통해 그 빈티지함의 타당성을 확고히 했다.

 

2020년 9월 기준으로 봤을 땐, 시티팝이라는 요소는 옛스러움과 모던함 사이에 있는 애매한 느낌을 가진 시대고,

이러한 시대적 특징은 많은 예술가에게 색다른 영감을 불어 넣어주곤 한다.

8090년대, 세기말이라 불리는 이 시기에 일본은 최대의 경제적인 호황을 겪었고,

한국, 싱가포르, 홍콩, 대만 등의 나라도 당시 호황의 급류에 휩쓸려 갈 때였다.

아시아적인 것을 상쇄한 뒤 그 자리에 '모던함'으로 상징되는 고층건물과 아파트 단지를 세우면서

네온사인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도시인'으로서의 자부심에 절어 살 때,

전통적인 가치관과 새로이 유입되는 다양한 요소가 시소를 타고 있었다.

 

베이퍼웨이브가 유행했었고, 레트로가 유행하곡 있다는 것은 그만큼

혼란스러운 가치관이 난무했던 이 시기를 이제는 그리워하는 것이 아닐까.

일본도 대만도 한국도 불경기를 겪고 있고, 그 이유를 세기말에서 찾는 게 아닐까.

그 이유를 세기말에서 찾는다는 명목으로 사실 그 황금기 속에 자신을 가두려는 것은 아닐지.

 


Wasted in a cyber dimension
Pour my heart into simulation
Digital in reciprocation
I'm staring at the screen that you live in

사이버 공간 속 낭비되는 시간

가짜 공간 속 흘러드는 내 맘

모든 게 연결된 디지털 세상

스크린 속에서 살아가는 널 보아.


사이버 공간, 시뮬레이션, 디지털, 스크린

세기 말에 구축된 이 요소들은 21세기의 첫 날과 멀어져 갈수록 더욱 더 확장되고

그러다 보니 사이버 공간 속에서 사랑을 찾고 자신의 가치를 찾는 사람이 많아진다.

외모적 결함, 신체적 결함, 성격적 결함을 어느 정도 가려줄 수 있으니, 그런 공간이 더 편하긴 할 것이다.

스크린 상으로 보여주는 건 실재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고민 끝에 만들어진 '이상적인 모습'이니 말이다.

브라운관에 비춰지는 유토피아의 시뮬레이션을 보면서

세상을 두려워하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더욱이 부끄러워 한다.

그렇게 사람들은 히키코모리가 되어가고, 넷상의 관심종자가 된다.

현실과 가상 간 대립, 현실과 이상 간 괴리

그렇게 Pixel Affection에 빠진 사람이 하나 둘 생기는 것이다.

 

황금기를 좇고, 지난 날을 후회하기도 하고, 지금보다 덜 '모던'한 세계를 보며 위안 삼고.

그게 마냥 부정적이라는 것이 아니다.

픽셀로 점철된 것과 망막에 직접적으로 맺히는 실재적 존재는 구분하자 이거다.

 

노래 자체도 나쁘지 않다. 

이렇게 리뷰 아닌 리뷰를 쓸 땐 가사적 의미까지 고려해서 적긴 하지만

보통 음악을 들을 때 가사는 그렇게 중요치 않다.

얼마나 참신하고 멋있는 사운드, 멜로디로 곡이 구성되었는지

전체적으로 곡이 주는 분위기를 음미하기도 바빠서

가사를 들으려 하면 나머지 음악적 요소에 소홀해지기 때문이다.

 

내 음악적 취향에 관한 이야기는 나중에 따로 정리해서 올릴 테지만, 대강은 그렇다.

장르고 뭐고 할 것 없이 곡이 자아내는 분위기와, 분위기를 구성하는 사운드와 멜로디, 화음, 대위적 요소가 중요하지,

가사는 선율로 엮은 수수께끼같은 암호의 단서일 뿐이다.

 

아니 그래서 이 곡이 어떻냐고?

넘치지도 않고, 그렇다고 부족하지도 않고.

곡도 괜찮지만, 뮤직비디오가 곡을 완전히 살렸다 생각이 든다.

조금은 빈티지한 사이버펑크와 아날로그적인 신디 사운드, 사운드의 글리치로 표현된 가상 세계 속에 빠진 인물상을

파란 조명과 노이즈, 시티팝적인 요소를 통해 잘 녹여냈다 생각이 든다.

 

<Serotonin II> 2019

1. Your Shadow

2. Poison Arrow

3. Eva

4. See You Space Cowboy

5. Pixel Affection

6. Nuclear War Post IV

7. Pocky Boy

8. Pretty Bones

9. Reverie

10. Blue Butterfly

11. An Angel Held Me Like a Child

12. Veil of Darkness

 

Далила
Что ты наделала
Влюбила а потом предала

데릴라

무슨 짓을 한 거야

사랑을 하고 배반을 하네

 

Деньги дороже не стоят
А счастье такое простое
И было так близко

돈은 중요치 않아

행복이란 건 정말 간단해

가깝기도 했고

 

Я оставлю все оставлю
Все что я могу тебе отдать

여기 둘게, 모두 둘게

네게 줄 수 있는 모든 것

 

Я запомню это имя
Я тебя запомню навсегда

그 이름을 난 기억할래

널 영원히 기억할 거야.

 

Все что ты хочешь

네가 원하는 것

 

Далила

Как ты могла
Далила зачем в тебе столько зла

데릴라

어떻게 그래

데릴라, 왜 이렇게 화났어


Сила моя не вернется
Но горе красиво поется
И льется под ноги

되찾을 수 없는 나의 힘

슬픔은 아름답게 울리고

발 밑으로 흐르고

 

Я оставлю все оставлю
Все что я могу тебе отдать

여기 둘게, 모두 둘게

네게 줄 수 있는 모든 것


Я запомню это имя
Я тебя запомню навсегда

그 이름을 난 기억할래

널 영원히 기억할 거야.

 

Далила

Сила моя не вернется
Но горе красиво поется
И льется и льется

데릴라

되찾을 수 없는 나의 힘

슬픔은 아름답게 울리고

흐르고 또 흐르고

 


호되게 당하고, 멍청하게 이용을 당한다 한들

그걸 보지 못하고, 보려고 하지도 않았던 시절이 있었던가

사랑이라는 것 때문에 사리분별을 못 할 만큼 눈 멀었던 시절이 있었던가

 

글쎄, 연애 경험이 그렇게 많은 편은 아니고,

연애를 하든 말든 나 자신을 챙기기 바빴기 때문에

내 야망에 눈이 멀었으면 멀었지 사람에 눈 멀거나 한 적은 없는 것 같다.

 

아무리 이쁜 여자, 완벽한 여자를 만나도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질리더라.

금새 사랑에 빠지지만, 금새 사랑이 식어버리기도 하니까

무의식 중에 오히려 내가 호되게 행동하고, 연인을 이용했으면 했지...

정말 내가 그랬다면 정말 미안할 따름. 그럴 의도는 없었으니까.

 

내가 저렇게 행동하진 않지만, 또 한편으론 이해가 되는 바다.

짝사랑으로 그치기만 했던 20대 초반 시절

사랑에 눈 먼 나 자신을 상상하곤 했으니까.

실제론 그 사람과 소소하게 연애하고 맛집 탐방하고 그러는 게 아닌 섹스를 원했던 것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렇네. 난 순수히 상대방을 사랑했노라 생각은 하고 싶지만,

과연 그 사람과 연애를 하는 상상을 할 때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게 무엇일까.

여행가서 섹스, 산책하고 섹스, 요리하고 섹스, 티비보다 섹스...

기승전섹스 아니였던가. 조금 건전하게 나가자면 키스정도.

 

어떻게 보면 여자들이 나의 그런 머릿속을 투시라도 하듯이

연인관계로 까지 발전하고자 하는 여자들이 잘 없더라. - 물론 내가 쑥맥이라는 것도 한 몫 한다.

전 여친을 사귀면서 느낀건, 섹스 없는 사랑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닭살돋는 멘트, 낭만적인 글귀, 빠른 답장에 감동하는 것도 한두번이지.

 

나는 육감이 좋다, 육감이 좋기 때문에 나는 데릴라다.

그렇다고 육감이 좋아 간이나 쓸개 다 빼놓을 정도로 거기에 미친 건 아니다.

그냥 그걸 느낄 수 있으면 느끼고, 아니면 말고.

만약 내 연인과 그런 걸 느끼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더이상 내 연인이 될 수 없는 거고.

 

부모님은 나보고 빨리 결혼하라고 하신다.

직장 구하고 여자 구하고 언넝 결혼해서 자식 낳아라.

나는 내 영혼의 범위에서 벗어나는 사람까지 챙겨줄 정도로 그릇이 큰 사람은 아니다.

바람피고, 미래의 동반자에게 소홀해지면서 상처를 주고 싶지 않다.

 

무책임하게 결혼을 하고 싶지 않고,

무책임하게 씨를 뿌리고 싶지 않고,

무책임하게 감히 '사랑한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세상이 다부다처제가 되지 않는 이상 결혼을 염두하진 않을 것 같다.

 


Сила моя не вернется
Но горе красиво поется
И льется под ноги

되찾을 수 없는 나의 힘

슬픔은 아름답게 울리고

발 밑으로 흐르고


내가 이런 글을 쓰고 있는 건

전 여친과 헤어지고 난 뒤 후유증이 아직도 가시지 않았다는 데 있다.

솔직히 전 여친을 그렇게 사랑하진 않았다.

너무 방어적이었고, 지나치게 낭만을 좇았고,

내가 모든 걸 다 하길 바랐고, 너무 비현실적일 정도로 낙관적이었다.

예술관도 맞지 않았고, 추구하는 이상의 양상도 달랐고

너무 과거에 머물러 있고, 위로를 받아도 위로를 받은 것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다.

너무 장거리라 섹스도 못했고, 아니 애초에 사귀면서 섹스를 안했지.

내가 헤어지자고 말했을 때 전 여친은

여태까지 기다린 시간이 아깝다는 말을 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

 

"

애초에 네가 사귀자고 말했을 때 선을 그었어야 했는데.

마음에도 없는 사람 사랑하려고 하니 나만 존나 힘들더라.

그 와중에 네가 나를 정말 좋아했고, 나한테 너무 잘해줘서

나한테 남은 건 죄책감 뿐이더라. 내가 나쁜 놈이었고.

"

 

이 노래는 아마 내 감정이 아니라 헤어질 당시 전 여친이 느꼈던 감정이었던 걸까.

그래서 난 이 노래를 듣고 나서 마음이 그렇게나 찝찝했던가.

직접 인용한 가사를 빼면 사실 내가 할 얘기는 아니다.

 

후유증은 평생 없어지지 않을 것 같다.

저번 연애를 통해 나는 연애를 해선 안될 사람이라는 걸 느껴버렸다.

나는 사랑을 찾아해맬 힘을 완전히 잃었고,

내가 그런 사람이라는 걸 깨달았을 때 다크초콜릿처럼 쌉싸름한 달콤함을 느꼈다.

 

알콩달콩한 연애도, 황홀한 섹스도 이젠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결혼도, 자녀계획도 이젠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을 때 진심으로 홀가분했다.

 

난 언제쯤 이 글을 읽고 브라운관에 훅을 날릴 수 있을까.

 

퍼커션 소리에 이끌려 멜로디 위주로 들었지만,

가사를 헤집고 보니 죄책감이 많이 든다.

일단 나아댜의 목소리도 마음에 들고, 퍼커션 소리도 웅장하니 좋아서

가사는 잊고 멜로디와 사운드에만 초점을 두어야 겠다.

 

<Наадя> 2014

1. Наоборот

2. Сестра

3. Веди

4. Лауданум

5. Омут

6. Солнце

7. Спи

8. Корабли

9. Далила

10. Туман

11. Положила

 

[Вступление, Инстасамка]
Run (run, run)
Gotta run (gotta run, gotta run)
Run (run, run)
Gotta run (gotta run, gotta run)

Gotta run (gotta run, gotta run)
Gotta run (gotta run, gotta run)

Skrrt

Это Инстасамка и Apashe
Уёбок

 

[Припев, Инстасамка]
Holy shit, holy shit, уёбок, gotta run
Make a hit, make a hit, we're here for fun
Holy shit, holy shit, это hit and run
Make a hit, make a hit, like a machine gun

 

Пиф-паф, мой stuff, я коп, где штраф? (где штраф, где штраф?)
Травмат кровав, bitch, ты не прав (не прав, не прав)

Ну-ка назад, ловлю fresh blood (fresh blood, fresh blood)
Full всё вверх дном будто Рембо, заряжаю пули — это пинг-понг

 

Holy shit, уёбок, gotta run
Make a hit, make a hit, we're here for fun
Holy shit, holy shit, это hit and run
Make a hit, make a hit, like a machine gun

 

[Переход, Инстасамка]
Gotta run (gotta run, gotta run)
Gotta run (gotta run, gotta run)
Уёбок (уёбок, уёбок)

 

[Дроп, Инстасамка]
Уёбок
Уёбок
Уёбок
Уёбок
Уёбок
Уёбок, gotta run!

 

[Припев, Инстасамка]
Run, run, run, gotta run (gotta run)
Run, run, run, run, run, run, run, gotta run (gotta run)
Run, run, run, run, run, run, run, gotta run (gotta run)
Run, run, run, run, run, уёбок, gotta run

 

[Припев, Инстасамка]
Пиф-паф, мой stuff, я коп, где штраф? (где штраф, где штраф?)
Травмат кровав, bitch, ты не прав (не прав, не прав)

Ну-ка назад, ловлю fresh blood (fresh blood, fresh blood)
Full всё вверх дном будто Рембо, заряжаю пули — это пинг-понг

 

Holy shit, уёбок, gotta run
Make a hit, make a hit, we're here for fun
Holy shit, holy shit, это hit and run
Make a hit, make a hit, like a machine gun

 


앜ㅋㅋㅋㅋㅋㅋㅋ 이 노래 뭐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슬라브 하드 베이스로 전환될 때 덩달아 춤 출 뻔했다.

러시아어 영어 혼용 가사인데, 솔직히 가사 내용 몰라도 지장 없다.

어차피 뮤비에서 다 설명해주기 때문...ㅋㅋㅋㅋ

 

여기서 하나 알아둬야 할 단어는 UEBOK(УЁБОК)이다. [우요-벜] 

노노 사전에 의하면 여러가지로 설명되었지만, 다 비슷한 말이라 첫 번째 설명만 불러오도록 하겠다.


человек, раздражающий кого-либо своими словами, 

поведением, внешним видом и т. п., вызывающий желание его ударить, побить

누군가를 빡치게 하는 말이나 행동, 위화감 드는 외모 등으로 때리고 싶은 충동을 부르는 사람.


그냥 ㅆ새끼, ㅈ같은 놈(년) 이런 식으로 해석하면 될 것이다.

 

뭐 아무튼, 이 곡의 하이라이트는 상기에 언급한 '다운템포에서 하드 베이스로 전환하는 부분'이다.

앞부분만 들었을 땐 고프닉 컨셉, 슬라브 인과 관련된 스테레오타입을 컨셉으로 뮤비를 찍었구나 하고 넘어갈 수 있는데,

곡이 하드 바쓰 (보리스 피셜에 따르면)로 말미가 장식되면서 그야말로 '블럇!'이 절로 나오게 된다.

 

내가 알기론 Apashe가 벨기에 출신 DJ인데, 외국인이 작곡한 곡이라는 생각은 얼추 들었다.

이런 테마를 다루는 사람들은 대부분 외국인이니까...ㅋㅋㅋㅋㅋㅋㅋㅋ

(러시아인 입장 외국인)

 

카테고리는 애매해서(Apashe - 벨기에, Instasamka - 러시아) CIS로 넣었다.

이상, 라이프 오브 보리스(Life of Boris)나 슬라브 짤 같은 데 나올법 한 곡.

 

<Renaissance> 2020

1. Overture

2. Distance (Ft. Geoffroy)

3. Behind My Eyes byb Apashe & LIA (Ft. LIA)

4. Lord & Master

5. Dead (Ft.Yizzy)

6. Uebok (Gotta Run) by Apashe & Instasamka

7. Good News

8. Insane (Ft. Tech N9ne)

9. Work (Ft. Vo Williams)

10. I'm Fine by Apashe & High Klassified (Ft. Cheery Lena)

11. Legend by Apashe & Slumberjack (Ft. Wasiu)

12. Green Crack (Ft. wifisfuneral)

13. Rain (Ft. KROY)

 

 

최초의 3원색 컬러 애니메이션인 꽃과 나무(Flowers and Trees, 1932) 영상에 곡을 씌웠다.

그루비한 셔플리듬과 먹구름을 타고 나오는 듯한 전체적인 악기 사운드, 불현듯 나오는 글리치 소스들이

아동용 영상으로 볼 수 있는 영상에 기괴하면서도 음산함을 더했다.

 

코로나가 잇달아 확산되면서 일 잘리고, 어쩌다 보니 자가격리를 하고 있다.

영어고 러시아어고 자시고 눈에 들어오지 않자, 뜻하지 않게 음악을 미친듯이 듣게 되었다.

이것 저것 할 게 많은 취준생으로 살아가면서, 음악을 즐기고자 하는 욕구를 억제한 게 없잖아 있는데,

오늘에서야 이렇게 억압된 게 폭발했고, 언제까지 계속 진행될 지 모르겠다.

 

아무튼, 덕분에 이런 곡 까지 알게 되었네. 정말 맘에 든다.

블로그에 하도 포스팅을 많이 해서 저품질 되는 거 아니야?

 

 

 

<Big Tales> 2014

1. Orange Evening

2. Big Tales

3. Orange Evening (DWIGs dirty dress remix)

 

Я не закончил школу, влом было вставать к восьми
Мама сказала: «Когда надо, разбужу — поспи»
Я спал и видел, как я рву грелку на куски
Пока другим учителя капали на мозги
Я набирался ума днем и ночью пялясь в телик
Тягал металл, глотал метан — мама давала денег
Росла бицуха на глазах, и я глазам не верил
Пока других преподы прессовали в универе
Я не читал книжек, без них и так ума палата
Не знаю языков, но знаю: мой язык богатый
Мама сказала: «Все, подъем, греби деньги лопатой»
И пристроила меня куда-то депутатом

От колыбели и до могилы
Мы хмурые, как небо над Тагилом
Куда ни глянь, абсурд и дебилы
А-а-а, обстановка неплоха!
От колыбели и до могилы
Мы хмурые, как небо над Тагилом
Куда ни глянь, абсурд и дебилы
А-а-а, обстановка неплоха!

Че ты как чмо? Че ты как черт? Че ты, не патриот?
Ты че, волчонок, ты до*уя умный? Слышишь, ты че на*?
Ты же крещеный, ну ты ж не копченый, ну вот и все на*
Хочешь быть порабощенным?
Слышь, я тебе повторяю еще раз


Че ты как чмо? Че ты как черт? Че ты, не патриот?
Ты че, волчонок, ты до*уя умный? Слышишь, ты че на*?
Ты же крещеный, ну ты ж не копченый, ну вот и все на*
Хочешь быть порабощенным?
Слышь, я тебе повторяю еще раз

Мы хотим плохих дорог, мы хотим, чтоб нас гнули в рог
Мы хотим жить не в прок, а в долг, только чтоб задать урок
Нашим заклятым врагам понадавать по щекам
Всем они строят козни, ну а всех больше нам
И пускай ярмо тяжело, но у нас есть скрепы-скрепы
Мы все здесь заодно, с нами деды из склепа
Пусть наконец все узнают, что есть на земле такой народ
У которого есть царь, над которым есть Бог
А с ними дикий черт, а нам все ни по чем
И если надо, мы намертво встанем рядами плечу к плечом
А если ты не с нами, тогда, приятель, подъем
Пора ноздрями втянуть поглубже чернозем

От колыбели и до могилы
Мы хмурые, как небо над Тагилом
Куда ни глянь, абсурд и дебилы
А-а-а, обстановка неплоха!

От колыбели и до могилы
Мы хмурые, как небо над Тагилом
Куда ни глянь, абсурд и дебилы
А-а-а, обстановка неплоха!

 


우리나라의 1.5세대 힙합이 그러하듯, 카스타도 1.5세대의 향기가 물씬 풍긴다.

권위주의적인 국가에 반항하는 직설적인 가사.

우리나라도 예전엔 이런 노골적인 가사가 많았다더라.

음악을 넓고 얉게 아는 지라 정확히 예를 들수 있을 정도의 교양은 되지 않지만

서태지라던가... H.O.T.라던가... 

지금도 적나라한 가사는 많이 나오지만, 예전의 적나라함과 지금의 적나라함은 차이가 있다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1~1.5세대의 가사의 느낌은 약간 이런 것? (아마 전세계 공용이 아닐까 싶다.)


От колыбели и до могилы // 요람에서 무덤까지
Мы хмурые, как небо над Тагилом // 타길(Tagil)의 하늘처럼 음침한 우리
Куда ни глянь, абсурд и дебилы // 온데간데 병신같은 게 가득
А-а-а, обстановка неплоха! // 아-아-아 나쁘지만은 않군


90년대, 00년대 초반의 스타일을 현대적 기법을 통해 표현을 했고,

이러한 표현 방식이 누군가의 환영을 받고 있다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부패함은 여전하다는 것을 내포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러시아는 아직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고,

이 곡 또한 산을 넘어가는 과정에서 어떤 한 등반가의 외침이라고 볼 수 있다.

 

1절에서는 자랑스럽게(?) 학교에서의 반항을 표현해낸다.

8시에 못 일어나 매일 지각하고, 수업시간 중에 딴 짓 하고

티비를 보면서 세상을 익히고, 그렇게 얻은 풍부한 언어(모국어) 지식으로 돈을 삽으로 퍼 나른다는 말을 한다.

 

정규 교육이라는 것은 자신의 성공에 이바지한 바는 딱히 없다는 것을 나타내는 것 같고,

조금 더 거시적으로 본다면, "난 너희들(실로비키)에게 세뇌되지 않겠다"라는 메시지가 아닌가 싶다.

이를 정당화하는 기제로 경찰 유니폼을 입은 블라디가 다음과 같은 가사를 내뱉는다.


Че ты как чмо? Че ты как черт? Че ты, не патриот? // 미쳤어? 돌았어? 매국노야?
Ты че, волчонок, ты до*уя умный? Слышишь, ты че на х..? // 네가 ㅅㅂ 그렇게나 잘났어?
Ты же крещеный, ну ты ж не копченый, ну вот и все на* // 너 정교신자잖아, 병신자가 아니라, 그래 ㅅㅂ
Хочешь быть порабощенным? // 뭐 노예가 되고 싶다 이거지?


뮤직비디오를 보면 이 가사를 듣는 대상으로 하스키(Хаски)가 나온다.

하스키의 곡은, 이전에 올린 포스팅에서 보면 알 수 있듯, 마냥 그렇게 낙관적이진 않다.

퇴폐적인 가사를 쓰면서 러시아의 어두운 한 단면을 표현해내는 래퍼고,

실제로 최근에는 그의 라이브 공연에 러시아 당국이 제재를 가하기도 했다.

 

 

Хаски - Поэма о Родине

Бараки-недоростки топорщатся кое-как Неприветливые, словно пропойцы на "голяках". Или как из крадущейся кар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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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스키(Хаски): «비난의 화살이 두렵지 않아.»

Рэпер Хаски просидел неделю в тюрьме, его концерты в разных городах были сорваны, а в песнях обнаружили 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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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괄적으로 보자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시스템'에 반항하는 것이다.

학교와 '하스키'에게 호통치는 경찰은 러시아 정부의 우민화를 실행하는 대상인 것이다.

 


И пускай ярмо тяжело, но у нас есть скрепы-скрепы // 좀 힘들면 어때, 악으로 깡으로 버텨내
Мы все здесь заодно, с нами деды из склепа // 한 곳에 모여 다함께, 선조의 넋이 우리와 함께
Пусть наконец все узнают, что есть на земле такой народ // 이런 민족이 존재한다고 널리 퍼뜨려
У которого есть царь, над которым есть Бог // 왕이 있고 그 위에 신이 있는 그런 민족.
А с ними дикий черт, а нам все ни по чем // 그 사이에 우리의 것이 아닌 악마가 있고
И если надо, мы намертво встанем рядами плечу к плечом // 악마를 따라야 된다면 서로 어깨를 맞대어 막아.
А если ты не с нами, тогда, приятель, подъем // 우리와 함께 하지 않으면, 친구, 
Пора ноздрями втянуть поглубже чернозем // 콧구녕으로 체르노젬을 씹어먹게 될거야.


2절에서는 현재 러시아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크렘린-정교회 유착'현상을 들면서 사람들의 연대를 요구한다.

연대를 요구하지 않게 되면 결국 가축같은 인생을 살아야 된다는 경고와 함께.

 

 

 

사실 이런 운동권스러운 가사는 내 취향이 아니다.

연대해! 좆같은 세상 이건 바꿔야 돼! 공부 따위 안하고 말지! 

이런 적나라한 메시지가 어느 순간부터는 너무 부담스럽다고 느껴졌다.

나한테 '부당한 현실'이라는 개념을 강요하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나는 나 나름 대로 어떤 부분에서 불합리함을 느끼는데,

왜 내가 저 선동장의 의견을 내 의견 앞에 두어 연대를 해줘야 하는가.

 

물론 이런 노래가 잘못된 노래라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한국같은 경우도 민주화를 이룩할 수 있었던 것도 '운동권의 연대의식' 덕을 봤고,

부조리한 면이 있으면 고발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무비판적 수용, 이런 노래를 들으면서 우려되는 것이 바로 이것이다.

 

만약 내가 러시아 사람이었다면, 이 곡을 보는 시선은 달랐을까?

글쎄, 러시아 사람이 아니고, 앞으로도 러시아 사람이 되지 않을 거라 잘 모르겠네.

확실한 건 1.5세대 래퍼가 2020년 지금까지도 왕성한 활동을 보이고, 

현재 트렌드를 어느 정도 수용하면서 자신들이 고수해왔던 음악적 스타일을 잘 보존해오는 것은

정말 존경 받을 만하다.

 

<Четырёхглавый орёт> 2017

1. Сказочная

2. Не держу зла

3. Стоп-игра

4. Привет (Feat. Рем дигга)

5. Медленный танец

6. Впередиидущий

7. Скрепы

8. Серёга-водолаз

9. Алёнаташа

10. На том конце

11. Зомби-пати

12. Они

13. Новый путь

14. Лучше, чем сейчас

15. Прочь из дома

16. Ледяная карусель

17. Земная

18. Макарэн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