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all Grey Outline Pointer

html의 h도 모르고, css의 c자도 몰랐던 내가 어찌 어찌 구글링에 구글링을 거쳐 블로그 공사를 해냈다.

정말 언뜻 보면 별 거 아닌 것 처럼 보여도, 하나의 인터넷 사이트가 디자인되기 위해서 엄청난 공이 들어가는 구나 하고 깨달으며,

그 과정에서 흥미를 조금 느껴 차츰씩 웹디자인을 배우기로 마음 먹었다. -- 마음만 먹어서 늘 문제.

 

그냥 티스토리 블로그 하나 꾸밀 수 있을 정도로만 공부를 해보고 싶긴 하다.

미적 감각이 그렇게 좋지 않아 이걸로 돈 벌어 먹고 살기는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뭐 아무튼, 태풍이 한바탕 반도를 휩쓸어 간 뒤에 하늘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이뻐서

한 번 랜선여행을 떠나볼까 한다. 지금 어디 나가지도 못하는 상황인지라,

1~2년 전 여행사진을 보면서 추억을 곱씹는데도 한계가 있기도 하고,

언젠가 코로나가 풀리고, 돈이 어느 정도 생겨 여행갈 시간을 벌 수 있을 때

참고라도 할 수 있도록 이렇게 마치 내가 어디 여행이라도 간 양 포스팅하기로 했다.

 

물론, 써야하는 여행기가 산더미같이 남았긴 했지만, 흠...

 

뭐 아무튼, 그럼 떠나볼까?

 

1. 잘리시치키(Заліщики)

 

위 영상에 의하면,

지리적인 위치로 인해 온난한 기후를 지니게 되어 농사가 잘 된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미는 특산품으로 토마토가 있고, 터키산 토미토를 들이면서 윤작이 가능해졌다고 한다.

그 외에도 포도도 있다고 한다. 매년 포도 축제가 열리곤 했다고 하지만, 소련 시기에 없어졌다고 하는 것 같다.

 

그 다음에 잘리시치키 시장이 나오는데, 도시를 관광의 도시로 발전시키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고 한다.

어느 순간부터 의욕적으로 인프라를 구축하곤 했는데 (강변에 벤치나 스포츠 기구나 캠핑장을 세운다거나, 공원에 무료 와이파이를 설치한다거나)

우크라이나 내전 중 전사한 아들이 그녀를 이렇게 바꿨다고 했다.

 

전쟁에 나가기 전, 그러니까 마지막으로 잘레시치키에 왔을 때, 친구와 함께 전망대로 올라가고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여기 참나무 하나 심어놓으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지금 심어 놓으면 나중에 우리가 황혼의 나이에 접어들면 커다란 나무가 되어 좋은 쉼터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그렇게 말했다는 사실을 아들의 친구에게 전해 들은 시장은 아들을 기리고자, 아들의 소망 에 부응하고자 전망대에 참나무를 심어놨다고 한다.

 

폴란드 치하의 잘리시치키

2차 세계대전 이전에는 휴양지로 나름 이름을 알렸다고 한다.

그 이후 잃어버린 명성을 조금씩 찾고자 시장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듯 하다.

아들의 염원을 이루기 위해 도시를 위해 열심히 일하시는 모습이 굉장히 보기 좋다.

 

대략적인 역사도 설명을 했는데, 1차 세계대전 이후 이 도시는 루마니아와 폴란드의 접경 도시가 되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폴란드 영토 중 가장 남단에 위치한 곳이었는데, 흔치 않은 기후와 빼어난 경치로 폴란드 휴양객들을 끌어모았다고 한다.

심지어 바르샤바-잘레시치키를 왕복하는 열차가 다닐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2차 세계대전 후 소련에게 넘어갔는데, 당시 소련에는 관광과 관련해 큰 투자를 하지 않아 많이 침체되기도 했다.

오늘날에야 조금씩 관광객이 늘어가는 추세라고 한다. 관광을 넘어서 자연을 이용한 액티비티도 개발되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문제가 있다면, 바로 환경과 관련한 갈등이라고 볼 수 있다.

잘리시치키의 강변에 수력발전소를 설치한다는 것이다!

 

잘리시치키 시장을 비롯하여 지질학자, 환경전문가 등 다수의 전문가가 반대의 의사를 표명하지만,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어떻게는 강행하려는 것 같다.

댐을 짓고 나서 물이 고이면서 수질이 나빠진 사례가 있다. 근방 지역인지 아예 다른 지역을 예로 든 건지는 잘 모르겠다.

그래서 시장은 마을 주민들과 함께 단합하여 수력발전소 공사를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수력발전소 설치를 무력화하고자 한 일은 바로 태양광 전지 설치다.

소규모의 태양광 전지를 설치해 국가에 에너지를 판매하는 사람도 있고,

넓은 면적에 태양광 발전소를 형성하기도 했다.

 

뭐 어찌 되었든,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언젠가 유명한 관광지가 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하면서 영상이 끝이 난다.

 

https://www.youtube.com/watch?v=_roWpBt4YRo

 

이 영상은 개인이 만든 영상인데, 이 지역으로 여행가기 위해 특별히 계획을 짜는 건 그닥 추천하진 않는다.

"여행은 가고 싶은데 코로나 때문에 해외 여행은 못 가서 국내 여행으로 어떻게 대리 만족을 하고 싶다면 한 번 쯤 와보는 것을 추천해요.

딱히 뭐 그렇게 볼 게 있진 않아요. 몇몇 오스트리아-헝가리 시절, 폴란드 시절 건축물이랑 소련식 건물, 뭐 거의 이 정도?

근데 물가가 엄청 싸서 가성비 좋게 가정식이나 과일을 먹기는 되게 좋아요.

여기서 할 수 있는 건, 캐년 따라 레프팅하는 거, 전망대 올라와서 도시 전경을 내려다 보는 거, 이 정도예요."

 

우크라이나 국영 방송에서 촬영한 도시 소개 영상이다.

위의 두 영상에 비해 조금 더 도시에 대한 설명에 더 충실한 듯 하다.

두 영상에서 설명했던 것들과 함께,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절 건설된 건축물과, 폴란드인이 세운 펜션들, 유대인들의 건물(유대인이 많이 살았다고 함) 등...

근데 영상에 보여진 바에 의하면, 건물들이 방치된 느낌이 없잖아 있는 듯 하다. 길도 비포장 도로가 대부분인 것 같았다.

 

첫번째 영상에서 언급되었듯, 아직 구축해야 할 인프라가 많아 보인다.

그래도 나는 어느 정도의 도시 정비가 되기 '전에' 가보고 싶다.

난 허름한 것에서 매력을 느끼는 변태니까.

 

초록색 마킹... 지난해 여행의 흔적 보소... ㅎㅎ 빨간색 마킹이 잘리시치키 위치. 

 

테르노필 주에 속하지만, 테르노필보다 체르니우치와 더 가깝다.

1차 세계대전 후 폴란드와 루마니아 접경지역이라고 한 게 지도를 보니 더 실감이 난다.

키이브(키예프)에서 가기엔 많이 멀고, 리비우에서 가면 나쁘지 않은 거리인 듯 하다.

만약에 들릴 의향이 있으면 '리비우 - 잘리시치키 - 체르니우치' 루트로 가도 괜찮을 것 같다.

 

버스시간표 참고(영,러,우 지원) : https://ticket.bus.com.ua/order/

리비우 - 잘리시치키

리비우 - 잘리시치키 노선은 하루에 한 번 14:55분에 출발한다. 코로나의 영향인지 원래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다.

가격은 212 흐리브냐, 166번 버스. 스트리스카 109에 있는 리비우 버스터미널로 가면 된다.

구글맵에는 'lviv-1 stryiskyi Bs'라고 검색하면 좌표가 나올 것이다. 소요 시간은 6시간(..)

 

잘리시치키 - 체르니우치

잘리시치키 - 체르니우치 노선은 화, 목, 토요일 14:50분에 출발한다.

가격은 50 흐리브냐, 리브네에서 체르니우치가는 버스가 경유하면서 사람을 태우는 듯 하다.

소요 시간은 1시간 반 정도 걸리고, 체르니우치 중앙버스터미널에 내려준다.

Vasylia Stefanyka Street 13이라고 검색하면 어디서 타는지 알게 될 것이다.

근데 버스정류소가 지도에 표시되지 않는 걸 보니 간이매표소처럼 운영하는 듯 하다.

현지인과의 소통이 요구될 지도 모른다. (버스 어디서 타나염?)

 

체르니우치 - 잘리시치키

체르니우치에서 잘리시치키 가는 버스는 꽤 자주 있다.

매일 7회 운행하고 있고, 1시간 반 정도 소요된다. 가격은 천차만별인데,

아침 6시 50분에 출발하는 버스가 50 흐리브냐로 가장 싸고, 그 다음에 출발하는 8시에 출발하는 차가 61.6 흐리브냐로 가장 비싸다.

중간 경유지에서 내리는 셈이니, 버스기사에게 잘리시치키에 내릴 거라고 잘 말해두는 게 좋을 듯 하다. (현지인들도 잘 도와줌)

타는 곳은 체르니우치 중앙터미널로, Central Bus Station Chernivtsi라고 검색하면 구글 지도에 나온다.

 

잘리시치키에서 리비우로 가는 버스는 없지만 리우네(리브네)로 가는 262 흐리브냐짜리 버스가 하루에 한 대 있기 때문에

그거 타고 리우네 가서 사랑의 터널 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음.

 

sns에서 핫한 장소잖니? ^^

 

- 아침 8시 반에 출발해 16시 15분에 도착한다는 즉슨 8시간을 버스에서 보내야한다는 건 함정! -

 

아니면 리비우에서 체르니우치까지 내려간 뒤(잘리시치키 좀 들리고) 루마니아로 넘어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체르니우치가 옛 부코비나 수도이기도 하니 루마니아랑 되게 가깝기 때문이다.


https://gidtravels.com/rus/chudesa-ukrainy-chernovcy-i-zaleshhiki

서유럽이나 남유럽 소도시처럼 아기자기하고 이쁜 소도시를 기대했다면 이게 뭔가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곳도 이런 곳 나름대로의 매력이 있는 것 같다.

방치되다시피한 오래된 건물들로 인해 조금은 을씨년스러울수도 있는 분위기가 연출이 되긴 하겠지만,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았을 땐 찰리 채플린의 말이 뭔가 조금 더 와 닿을 것 같긴 할 것 같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다."

 

내가 잘리시치키로 갔다 온 뒤에는

가까이서 봐도 비극인지 알지 못할 정도로 잘 꾸며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관광도시로서의 잠재력을 잘 갖추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고, 도시를 잘 꾸미고 인프라를 잘 구축한다면

소련 치하 동안 잃어버렸던 휴양지로서의 명성을 다시 찾을 수 있을 거라 생각이 든다.

 

제발 우리나라처럼 멋 없는 잡건물로 도배되는 일이 발생하지는 않았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