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Бараки-недоростки топорщатся кое-как
Неприветливые, словно пропойцы на "голяках".
Или как из крадущейся кареты ППС
Две пары глаз блестящих, что конфетки M&M's.


Небо подпирают новостройки-костыли.
Всё та же чёрная "девятка" разрезает пустыри;
И работяга тащит горб, что тарантул кокон,
И человечья требуха в фоторамках окон.

 

Я пройду, как по Манхэттену по улицам Восточного.
От солнечного света не пряча лица отёчного.
Дети сопят в колясках, укачанные рессорами.
Все мои одноклассницы рядышком нарисованы.

По улицам полуденным будто по Монпарнасу.
Я позволю обмануть себя каждому оборванцу.
До одури в подворотне я буду бухать и дуть,
И бомбою водородную рухну тебе на грудь.

 

Моя родина - моя любовь. Вид из окна -
Моногородок в платье серого сукна.
Моя родина - моя любовь. В каждом окне
Солдаты трущоб улыбаются мне.

Моя родина - моя любовь. Вид из окна -
Моногородок в платье серого сукна.
Моя родина - моя любовь, где я невпопад
"Читаю стихи в автомат".

Наши люди на войне, и наши люди на тюрьме.
Я помню поминутно понедельник в октябре:
Как я собирал на взятку розовому менту
Боясь, что впарит десятку, как кенту.

Другой братан сказал, что ему не**й выбирать.
Уехав на войну, он уехал умирать.
А я - остался здесь, птицей-говоруном,
Испуганным ребёнком за пластиковым окном.

Мы выглядим, как ровесники в вагоне-ресторане,
За соседними столами нечаянные сотрапезники.
Помнишь, ты умерла - и мы твоё мясо ели,
Что пахло, как мумия, забытая в мавзолее.

Потерянного халдея шлю, куда он привык.
Потея и холодея, осклабился проводник.
И я в любви рассыпаюсь, громко и без стыда
Тебе в вагоне-ресторане поезда в никуда.

Моя родина - моя любовь. Вид из окна -
Моногородок в платье серого сукна.
Моя родина - моя любовь. В каждом окне
Солдаты трущоб улыбаются мне.

Моя родина - моя любовь. Вид из окна -
Моногородок в платье серого сукна.
Моя родина - моя любовь, где я невпопад
"Читаю стихи в автомат".

Ава, ава, ава, ава;
Ава, ава, ава, ава;
Ава, ава, ава, ава;
Ава, ава, ава, ава;

Улан-Удэ!

 


시베리아 횡단철도 타고 블라디보스톡에서 이르쿠츠크로 갈 때, 칭기즈라는 친구를 만났는데 (나이만 봤을 땐 거진 삼촌)

기차가 울란-우데의 폐허가 된 공장지대를 지나칠 때쯤, 건너편에 있는 상남자 아저씨에게 이런 식으로 말했다.

 

"이게 진짜 울란 우데의 모습이에요. 잘 보세요. 완전 죽은 도시 아니에요? 이래서 제가 한국으로 일하러 가는 거예요."

 

하스키의 고향 또한 울란 우데다.

필자가 울란 우데라는 도시를 정식적으로 방문한 적은 없지만,

러시아의 전형적인 외곽 풍경을 여행 기간 동안 충분히 보았기 때문에

하스키가 어떤 모습을 그려내고자 하는지 어느 정도 감은 오는 듯하다.

 

이 곡의 가사를 번역하지 않은 이유는... 번역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이다.

(어휘뿐만이 아니라... 전체적으로.)

물론 음수율 음보율 압운 다 X 까라 하고 뜻을 위주로 해석한다면

그다지 어렵진 않다. 있는 대로 직역해버리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러시아 시는 엄연히 나름의 규칙을 지니고 있고

러시아의 시를 번역할 때 그러한 것을 고려하여 한국어에 잘 접목시켜야 된다는 것을 필자는 나름 중요시 여긴다.

물론 울란우데라는 곳에 대해 그렇게 잘 아는 편은 아니라 쉽사리 번역을 해낼 수 없었다.

 

그래서 번역을 하지 않고 내비 두었다.

 

내가 이 노래를 들으면서 느낀 건  '공감'이었다.

러시아의 전형적인 중소도시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는 것을 넘어서

한국의 중소도시에서 27년의 대부분을 보낸 나를 공감시켜줬다는 것이다.


Моя родина - моя любовь. Вид из окна - // 내가 사랑하는 고향. 차창 너머
Моногородок в платье серого сукна. // 회색 원피스를 입은 흑백 도시
Моя родина - моя любовь, где я невпопад // 내가 사랑하는 고향, 어울리지 않게

"Читаю стихи в автомат". // 그 속에서 읽어 모던 시


우선 노래를 들으면서 가장 많이 듣게 될 구절, 즉 후렴이다.

한국의 중소도시가 흑백 도시임을 부인하는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고

그 속에서 시를 읽는다는 것이 어울리지 않은 행동이라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 분명 있을 것이다.

 

물론 잠시 스쳐 지나간 울란우데의 폐공장지대만큼 암울한 풍경을 담지는 않는다.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또한 "아파트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삭막하지 않은가.

아무리 휘황찬란한 색을 시멘트에 끼얹는 들, 닭장 같은 아파트는 흑백이 아닐 수 없는 법.

고유의 색을 갖춘 들 내게는 그냥 흑백일 뿐이다. 시각적인 흑백이 아니라, 직관적인 흑백인 것이다.

 


И работяга тащит горб, что тарантул кокон, // 잡아당겨, 둥글게 솟은 타란튤라의 번데기
И человечья требуха в фоторамках окон. // 창문 테두리 속에는 내장을 내놓은 사람들


'둥근 융기(горб)'를 잡아당긴다는 표현으로 미루어 보아

마르쉬루트카나 버스를 표현한 문구인 듯하다.

하늘은 새로운 건물을 지팡이 삼아 지탱하고,

그 속에 도시를 난도질하는 9(девятка)는 버스인가 전차인가.

울란우데에 전차가 돌아다녔던가? 에라 모르겠다, 버스로 보던가 해야겠다.

 

3, 4 행에서는 버스 내부를 묘사하는데,

기어를 타란튤라의 번데기(Тарантул кокон)로 비유하였고,

버스에 탄 무기력한 인간상을 '죽은 사람의 내장(Человечья требуха)'으로 비유하였다.

마치 좀비에게 잠식당한 도시 인양 자신의 고향을 표현해 놓은 것이다.

타란튤라가 독거미라는 건 잘 아는 사실일 것이다.

잘못하면 사람의 목숨을 끊을 수도 있을 만큼 맹독을 가진 거미다.

즉, 내장을 내놓은 승객들 뿐만 아니라 버스기사도 이미 무기력한 군중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일도 없고, 일이 있더라도 박봉이라 하루하루 고단히 살아가는 시민들을 나타내고 있는 듯하는데,

마치 지금 우리나라의 중소도시를 연상케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자리가 없어 수도권으로 가고, 그렇게 지방 중소도시는 점점 더 생명력을 잃어가는 것이 아니겠는가.

특히나, 고향이 거제인 사람으로서, 조선업계에 불황이 찾아들면서 생긴 무기력한 분위기가 더욱더 와 닿는다.

꼭 그런 게 아니더라도, 고등학생 시절 아침 첫 차의 분위기가 떠오르기도 했다.

피곤에 찌든 고등학생들, 아침 일찍 일어나 조선소로 출근하는 분들, 장터로 나가는 할머니들

지친 군상은 어딜 가든 있는 것지만, 지친 군상을 에너지 삼아 활기를 띠는 호황기 도시의 역설적인 모습과 달리

중소도시는 그런 모순조차 존재하지 않아 군상은 연료가 아니라 다 타들어간 장작일 뿐인 것이다.


Дети сопят в колясках, укачанные рессорами. // 유모차에는 용수철의 자장가에 잠든 아이
Все мои одноклассницы рядышком нарисованы. // 내 동갑내기들이 그 옆을 장식하지


연료로서의 제 역할을 수행해내지 못하는 지친 사람들은

마치 유모차 속 용수철의 자장가에 잠든 아이들과 유사한 모습을 띤다는 건지

그 옆에서 구직생활에 지쳐 있거나, 실패하여 노숙 중인 동갑내기가 나란히 있다는 건지

정확히 내 입장을 피력하기에는 아직 러시아어 실력이 좋지는 않다.

어떻게 해석이 되었든 간에 확실한 것은

래퍼 자신의 동갑내기(93년생)들이 무기력하고 힘든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По улицам полуденным будто по Монпарнасу. // 몽파르나스 거리를 걷듯 대낮에 거리를 활보하며

Я позволю обмануть себя каждому оборванцу. // 소매치기들이 내 물건을 털어가도록 할 거야
До одури в подворотне я буду бухать и дуть, // 꽐라가 될 때까지 구석탱이에서 술을 마셔서
И бомбою водородную рухну тебе на грудь. // 네 심장부에 수소폭탄을 떨어뜨리던가 할 거야


잃을 것 없는 자들은 범죄를 저지를 때도 대담하다.

그래서 차라리 이런 망상을 하기도 한다.

내가 잃을 것 없는 사람이 된 뒤에, 이 세상을 폭파시키겠노라.

나랑은 망상의 양상이 조금은 다르긴 하지만, 정말 비슷한 공상을 많이 한다.

거제 시내에 대테러가 일어나, 내가 난세의 영웅이 되어 이 기회에 아파트를 싹 밀어버리고

한국의 건축 역사를 담으면서도 미래지향적인 건축물로 하늘 아래 박물관을 세우는 그런 공상?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혹은 진주 시내를 완전히 유럽의 어느 구도심처럼 전통적인 색채를 가진 구간으로 재개발을 한다거나.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한국사람들이라는 게 원래 그렇잖아.

청담동에 닭장을 지어도 그걸 사고도 남을 사람인데, 얼른 건물 올려서 팔 생각을 해야 하니까

맨날 그 좆같은 아파트만 쳐 올리고, 가격 존나 쳐 올려서 집도 못 사게 해 놓으니...

지방은 그래도 사정이 낫다고 하지만 (오히려 아파트가 남아돈다고)

지방에 그 정도 일자리가 있고, 그 정도 사람을 끌어들일 인프라가 있나?

공기업을 지방으로 이전시키면 뭐해, 사기업은 서울로 다 몰빵인데.

 

아무튼, 뉴스에서 가끔씩 아파트 단지 같은 거 보여주면

이 가사에서 처럼 술 오질나게 마셔서 다 폭파시켜버리고 싶은 마음뿐이다.

물론, 그 양상은 좀 다르긴 하지만.

하스키의 그것은 가난과 절망에 찌든 사람의 울분이라면

나의 그것은 '무분별한 도시계획'과 '인간성-경제발전의 반비례'를 향한 분노라고 볼 수 있다고 해야 할까. 

비현실적이긴 하지만.

 

그런 세상 속에서 하스키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겁에 질린 아이(испуганным ребенком)가 되어 거리를 배회하는 것.

뇌물로 자신을 방어하며, 뇌물을 통해 얼마나 오랫동안 나를 방어할 수 있나 고민을 해야 하고,

'전장'으로 떠난 친구, 즉 죽음으로 향하는 친구를 바라보면서 겁에 질린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것.

그 전장이라는 것을 의미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뭔가 20% 부족한 느낌이 들지 않나 싶고,

내 견해로 미루어 보았을 때 전장이란 곧 사회를 의미하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사회 속에서 고군분투하다 죽는 것을 표현하는 것이다.

 

Наши люди на войне, и наши люди на тюрьме. // 우리네 사람들은 전장에 그리고 감옥에

 

전장이라는 말과 함께 '감옥'이라는 말도 쓰이는데, 어쩔 수 없이 갇혀 살아가야 하는 곳, 즉 울란우데, 그의 고향에서 살아남는 것이다.

'전쟁'이나 '감옥'으로 자신의 고향을 표현할 만큼 그에게 있어서 울란우데란 어지간히도 디스토피아적인 공간이다.

경우에 따라서 해석이 달리 되기는 하는데,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 친구가 될 수도 있고,

그 다른 지역이 '전장'이고 '감옥'일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만은 없다.

 

어찌 되었든 디스토피아적인 특성은 다음 연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Мы выглядим, как ровесники в вагоне-ресторане, // 열차카페 속 동갑내기처럼 우리는
За соседними столами нечаянные сотрапезники. // 건너편 식탁에 앉은 사람과 음식을 나눠먹어.
Помнишь, ты умерла - и мы твоё мясо ели, // 기억해둬, 넌 죽었고, 우린 네 살을 뜯어먹어.
Что пахло, как мумия, забытая в мавзолее. // 잊혀진 무덤 속 미이라의 향기를 풍기는.


고향을 '너(Ты)'로 지칭한다는 점과, 미이라의 냄새로 비유를 든 '네 살코기(твоё мясо)'의 향기를 통해 마치 식인을 연상케 한다.

식인이라는 것은 일부 원시부족이나, 극단적 상황에 몰린 사회적 현상 속에서 나타나는 것인데,

하스키가 여기서 나타내고자 하는 '식인'의 함의는 '전쟁'과 '감옥'에 향기를 추가하면서

다각면으로 디스토피아 같은 자신의 고향을 나타낸 것이다.

 

다른 방향의 해석이 있다면, '추억을 안주 삼는 것'이다.

지옥 같은 삶 속에서 지옥같은 고향의 추억을 곱씹으며 잠시나마의 위안을 얻는 것.

내 생각에는 두 가지 다 고려해야 할 사항이라 생각이 들긴 한다.


Потерянного халдея шлю, куда он привык. // 잊혀진 칼데이를 제 시간으로 돌려보내.
Потея и холодея, осклабился проводник. // 보낸 이는 땀을 식히며 살짝 웃음 지어.
И я в любви рассыпаюсь, громко и без стыда // 난 사랑에 빠졌다고 당당히 말해
Тебе в вагоне-ресторане поезда в никуда. // 움직이지 않는 열차 속 식당에 있는 네게.


고향이라는 것을 다시 '칼데이'라는 고대 민족으로 비유하고는, 그가 있어야 할 자리로 돌려보냈다. 

래퍼는 자신이 자신의 고향을 추억 속에 보낸 것이다. 즉, 울란우데를 떠났다는 말이다.

절망적이고 부패한 도시로 여태 자신의 고향을 묘사했지만 그럼에도 그런 도시를 사랑한다는 것은

스톡홀름 신드롬을 방불케 하는 면이 없잖아 있다.

 

내가 유년기, 청소년기를 보낸 거제에 느끼는 감정과 비슷하다고나 해야 할까.

 

고향 하늘을 받치는 천편일률적인 성냥갑 아파트, 더럽게 비싸기만 한 물가, 더러운 시내 거리, 동갑내기끼리 나누곤 했던 계급.

어느 순간부터 큰 변화가 없는 시내의 풍경, 초중학교 시절 마음속에 가득했던 우울함, 외로움, 자기 비하, 염세.

고등학교에서 겪은 몇 개월 간의 셔틀짓, 삥 뜯김, 괴롭힘, 부당한 친구의 행동에 반항하지 못해 자해를 거행하곤 했던 그 시절.

 

정말 돌아가고 싶지 않은 곳이지만, 1년에 몇 번은 돌아갈 수밖에 없는 곳.

그곳에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살고 있고, 각지에 흩어진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곳이고,

정말 힘든 시기에 나를 위로해 준 어떠한 것 또한 내가 그토록 환멸을 느끼는 고향 속에 있으니 말이다.

세월이 지날수록 유독 고향 앞바다를 그리워하고, 마당에 있는 잔디밭이 그립고, 대나무 숲이 그리운 건

어떻게 보면 그 속에서의 현실은 정말로 좆같았지만, 가장 순수했던 시기를 보낸 곳 또한 그곳이라 그런 것이 아닐까.

 

물론 하스키의 정서를 100% 동감할 수는 없다.

그와 나는 비슷한 연령대이기는 해도 (하스키 - 93년생, 나 - 94년생)

자라온 환경이 다르고 나라가 다르고 겪은 역사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비슷한 시기에 경제적 위기를 겪어 조금은 침울한 경기 속에서 유년기를 보냈다는 건 비슷하지 싶다.

그래서 어느 정도 통하는 면이 있지 않나 싶다.

 

처음에 하스키라는 래퍼를 접했을 땐, 와 제대로 약 빨았다, 고프닉 감성 엄청나다 이런 식의 인상을 받았지만,

가사의 뜻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 사람이 조금 달라 보이기 시작했다.

 

<사색하는 고프닉>

 

그래서 여러모로 끌리는 래퍼가 아닌가 싶다.

모국어로 쓰는 언어는 다르지만, 그의 감성을 배워보고 싶다.

 

<Поэма о родине> - 2018

1. Поэма о родин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