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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 : ვახტანგ კიკაბიძე - ჩიტო გვრიტო

 

영화 미미노(Мимино; Mimino) 중.

 

'Песня Года(1978)' 중

 

Trio Mandili(무려 약 40만명의 구독자수를 자랑하는 유튜버) 커버. 

მე რა მამღერებს უძირო ზეცა, ზამბახის ფერი
თუ მილხინს ვმღერი, თუ ვსევდიანობ, მაინცა ვმღერი
მე რა მამღერებს, ვარდების სუნთქვა, ყაყაჩოს ფერი
ალბათ სიმღერა თუ დამანათლეს, ჰოდა მეც ვმღერი

공활한 하늘, 영롱한 꽃을 난 노래하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그저 난 노래하네

장미의 숨결과, 자라나는 양귀비 난 노래하네

노래로 나는 빛나기에, 그 빛으로 난 노래하네

 

ჩიტო, გვრიტო, ჩიტო-მარგალიტო, და
ჩიტო, გვრიტო, ჩიტო-მარგალიტო, და

아기새, 아기새, 진주 같은 아기새

아기새, 아기새, 진주 같은 아기새

 

ჩემი სიმღერა, ამ მზემ ამ ხალხმა ამ ზეცამ შობა
როცა ვმღერივარ, შორიდან მათბობს ჩემი ბავშვობა
როცა ვმღერივარ, მე ჩემს მომავალს სიბერის ვხედავ
და უკითხავად სულში შემოდის ფარული სევდა

천국의 해가 사람을 비추듯 내 노래도 그렇게,

머나먼 내 어린 시절 따스함을 노래할 때면.

멜로디에 비친 황혼을 맞은 내 모습을 보면,

느닷없이 찾아드는 알 수 없는 쓸쓸함에...

 

ჩიტო, გვრიტო, ჩიტო-მარგალიტო, და
ჩიტო, გვრიტო, ჩიტო-მარგალიტო, და

아기새, 아기새, 진주 같은 아기새

아기새, 아기새, 진주 같은 아기새

 

ჩემი სიმღერა მთებმა მასწავლეს, ჩიტების სტვენა
ასე მგონია ამ სიმღერებით ავიდგი ენა
როგორც ამბობენ სიცოცხლის ბოლოს თუ მღერის გედი
სიმღერით მოვკვდე, რაღა ვინატრო ამაზე მეტი

이 노래는 흔들리는 산과 휘파람 부는 새

이 노래로 난 이야기하지, 그렇게 생각해

하얀 백조가 삶의 끝자락에서 부르는 노래

그 노랠 들으면, 아무 방도가 없어, 그저 죽음 뿐이네

 


어쩌다가 카프카스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다.

필수적으로 들어야하는 교양 시간에서 캅카스 3국에 대해 짤막하게 공부를 했고,

호기심이 생겨서 검색을 했더니

저렴한 스위스라는 둥,

와인의 최초 발상지라는 둥,

한국인이 많이 없는 여행지라는 둥,

푸쉬킨이나 파스테르나크가 반한 고장이었다는 둥,

아직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보물같은 여행지... 등과 같은 말들이 꽤 많았다.

(솔직히 저렴한 스위스라는 말은 심히 맘에 들지 않는다.)

 

산 중턱에 세워진 낡은 석재 교회라던가

 

말이나 소와 같은 가축이 자연과 잘 어우러지는 풍경

 

개성있는 문자를 사용하는 모습

 

온기가 넘쳐나는 인심, 사람 냄새 물씬 풍기는 분위기

 

카프카스로 여행을 방문 전, 방문 후 한동안 카프카스 앓이를 하고 있던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사람들도 엄청 친절했고, 먹거리도 엄청 맛있었고, 자연 풍광은 경외할 수준이었다.

GDP가 얼마고 PPP가 얼마고를 다 떠나서, 이정도면 고향에 충분히 자부심 가질 법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가끔씩 카프카스가 그리울 때가 있다.

도시 바닥에서 쉴새없이 바쁜 일상을 살아간다는 걸 느낄 때

끊임없는 경쟁의 급류 속 경계를 하고 경계를 받으며 살아간다는 걸 느낄 때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치이고 치여 상처를 받곤 할 때

따뜻한 햇살과 장엄한 만년설, 웅장하고 푸른 산이 그리워지고

여유 가득한 사람들, 내게 크나큰 호의를 베풀어준 사람들이 생각난다.

 

캅카스에서 받은 긍정적인 인상을 함께 공유할 수 있었던 친구를 카자흐스탄에서 만났다.

기숙사 한 층 아래에 살다가 두 번째 학기에 내 룸메가 된 친구였다.

방구석 힙스터의 전형이었고, 특히 영화를 정말 좋아했던 친구였는데,

내가 그렇게 카프카스를 찬양하니, 미미노라는 영화를 추천해줬다.

 

이번에 포스팅하는 곡이 바로 이 영화의 오프닝곡이고, 조지아어로 된 노래 중에는 가장 유명한 곡이라 생각이 든다.

캅카스적인 리듬과, 소련적인 감성, 낯설다 못해 신비한 가사의 언어

영화에서 다뤄지는 블랙코미디와 잘 어우러지는 곡조가 아마 CIS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원리인가 싶었다.

나도 한동안 이 노래를 흥얼거리며 다녔고, 지금도 가끔씩 멜로디만 흥얼거리곤 한다.

 

다소 익살스럽게 들릴 수는 있지만,

알고 보면 이 노래는 나이가 드는 과정에서 생기는 허무함과 쓸쓸함을 다루고 있다.


ჩემი სიმღერა მთებმა მასწავლეს, ჩიტების სტვენა
ასე მგონია ამ სიმღერებით ავიდგი ენა
როგორც ამბობენ სიცოცხლის ბოლოს თუ მღერის გედი
სიმღერით მოვკვდე, რაღა ვინატრო ამაზე მეტი

 

이 노래는 흔들리는 산과 휘파람 부는 새

이 노래로 난 이야기하지, 그렇게 생각해

하얀 백조가 삶의 끝자락에서 부르는 노래

이 노랠 들으면, 아무런 방도가 없어, 그저 죽음 뿐이네


 

자연이 가르쳐 준 노랫소리를 흥얼거리다가도

백조가 노래의 결말을 장식하면 기쁨도 슬픔도 느낄 새 없이 공기가 되어버린다는 내용으로 이 노래는 끝이 난다.

백조의 노래 또한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인 만큼, 죽음 또한 신의 섭리, 자연의 섭리라는 내용 또한 포함하고 있다.

 

그렇게 사람도 어느 동물과 다름 없이 살아있을 때 노래하고 죽을 땐 침묵을 한다.

죽은 개가 더이상 낯선이를 보고 짖지 않듯, 죽은 뱀이 먹잇감을 보고 쒹쒹대지 않듯.

노래를 한다는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고, 자연의 소리를 모방하여 나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 또한 내가 살아있다는 증거다.

늘어가는 주름살을 보며 노래할 수 있는 것도 살아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내가, 미미노를 추천해 준 친구가, 여러 러시아인이 치또 그브리또 하면서 이 노래를 흥얼거릴 수 있는 것도

이 노래가 나의 언어가 되었기 때문이고, 이 노래로 말미암아 내가 살아있다는 신호를 보내며 자연과 교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노래를 부른 키카비제가 올해의 곡(Песня Года)에서 라이브 하기 전에 다음과 같은 나레이션을 남기지 않았을까.

 


Почему мне поется, говорится песня...

왜 제가 노래를 부를까요, 왜 노래를 할까요...

 

Потому что я очень люблю синее небо в Тбилиси,

Его горы, солнце.

트빌리시의 푸른 하늘, 산, 태양을 정말 사랑하니까요.

 

Когда мне на душе хорошо, я пою.

Когда плохо... все равно, я пою.

기분이 좋다, 그러면 노래를 불러요.

기분이 영 아니다, 그래도 노래를 불러요.

 

Моя песня родилась от этой земли, этого солнца,

От моего народа.

제 노래는 고향 땅에서, 고향의 햇살에서

고향 사람들에서 나왔어요.

 

Я пою и чувствую, что по себе подкладываются старости.

Вспоминаю свое детство - становится очень грустно.

노래하면서 느껴요,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 간다는 사실을요.

어린 시절이 생각나면서 마음이 울적해지죠.

 

Но, все равно, пою.

뭐 어때요, 그래도 노래해요.